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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eyes |
2005/03/1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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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개인신상기록부 같은 것을 작성할 일이 있었다. 그것에 '성격'이라는 항목이 있어서, 내 성격을 무엇이라고 써야할까 한참 고민을 했다. 예전에는 언제나 '무난' 혹은 '활발'이라고 썼었는데, 세월을 겪다보니 '예민'에 가깝지 않을까 혼자 고민을 하다가 옆에 쓰는 사람들의 것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옆 사람이 쓴 것을 힐끗 보고 나서 엄청 놀라고 말았다. 다시 그 옆옆 사람 것도 봤는데 역시 놀라고 말았다. 그 둘은 아주 큰 글자로 '정상'이라고 썼던 것이다.
기본적인 독해력에 문제가 있다고 비웃어 버리고 말 문제가 아니라 아주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정상'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는 분명 정상이라는 범주를 의식하고 있었을텐데, 그것이 무엇일지 너무 확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상'이라는 말 속에는 '모두가 똑같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모두가 다르다' 혹은 '모두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려면 '정상'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정상'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아마도 자신들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타자를 통한 자기긍정!! 몸서리쳐지는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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