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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천
thinking | 2004/09/11 23:51
이론과 실천.
출판사 이름이기도 하지만 살아가면서 중요한 화두이기도 하다.
특별히 이론에 관심이 없거나 일반적으로 실천에 관심이 없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 번쯤 고민해 볼만한 주제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고민을 근 1년 동안 하다보니 요새는 생각이 조금은 정리가 되고 있다. 짧은 고민이라도 날라가기 전에 붙잡아 둘 요량으로 끄적여보련다.

이론은 '긴장'을 포함할 수 있지만 실천은 '긴장'을 포함할 수 없다. 이론은 언어/담론의 수준에서 기존의 것과 특정한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신을 정립한다. 따라서 이론은 일종의 언어의 기호라고 할 수도 있다. 반면에 실천은 행위의 문제로 표현된다. 언어의 차이가 정치적 실천을 가르는 기준이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천의 방식을 둘러싼 차이가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이론이 실천에 영향을 미칠 때에는 언어/담론의 수준의 차이가 행위의 차이로 바뀌어서 전달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환이 용이하지 않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론은 결국 실천보다 앞서갈 수가 없다. 특히 새로운 이론이 다른 행위 방식으로 정립되지 못한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새로운 언어/담론은 기존의 것을 다른 언어로 극복 혹은 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실천은 기존의 움직임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새로운 움직임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언어/담론이 곧바로 새로운 행위 방식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론과 실천의 딜레마는 계속되는 것이다. 즉, '정상=오른손잡이'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당하다고 인식했다고 해서, 실천의 수준에서 갑자기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른손으로 먹던 밥을 왼손으로 먹는 것은 (체험의 의미를 제외하면)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생각을 하고 밥을 먹는 것하고 그냥 밥을 먹는 것하고 행위의 수준에서는 차이가 없다. 행위는 이론/담론과 다르게 차이의 '긴장'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론의 비판이 대안을 가진다는 것은 '다른' 행위를 구성할 수 있을 경우에 한정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론은 실천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론의 비판이 언제나 대안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이론은 실천을 비판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반복되고 일상적인 행위로 굳어버린 실천은 행위방식에 대한 교조주의와 초역사적 정당성으로 말미암아 실천의 목적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론의 비판은 반드시 행위의 대안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며 실천에 '긴장'을 제공하므로해서 실천의 상상력이 다른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그러므로 이론과 실천은 이론가와 실천가가 나누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긴장'을 잃어버린 실천은 습관이 되고 권력이 되어 사람을 집아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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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저주 받은 사람들
eyes | 2004/09/08 22:45
얼마전에 필요한 책이 있어서 서점에 갔다가 뜻하지 않은 책을 만났다.

프란츠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이라는 책이다. 한 반년 전에 파농에 관심이 생겨서 그의 저작을 훝어보다가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 봐야지 했었던 책이다. 당시는 이 책이 번역되어 있지 않았다. 물론 김남주 시인이 1978년에 [자기 땅에서 유배당한 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책을 구하지 못헀었다.
늦게라도 다시 이 책이 나와서 다행이다. 유행이라는 것이 좋은 것은 이런건가 보다. 탈식민주의 논의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면서 이 책도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일테니까.
막상 기쁜 마음에 이 책을 샀지만 당장 읽지는 못할거 같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후에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서평을 올리리라 다짐하련다. ㅋㅋ

관심 있는 분들은 사서 보시길.
남경태 옮김, 프란츠 파농.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그린비,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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