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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꿈
eyes | 2004/09/21 17:29
슈퍼스타 감사용을 봤다. 80년 3S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프로야구에 관한 추억은 70년대에 출생한 남성 세대에게는 어린시절의 중요한(?) 일부분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고등학교까지 야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였고, 컴퓨터 게임도 축구보다는 야구를 훨씬 좋아한다. 함께 야구장에 가서 승패 내기, 스코어 내기 등 별의별 내기를 하던 친구 중의 한 명은 지금 스포츠신문의 야구전문기자가 되었다. 정말이지 그 녀석은 꿈을 실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야구 장면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정말 궁금했다.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영화는 아무리 다른 스토리가 결합되더라도 역시 경기 장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감사용'에서 야구 경기의 박진감은 전적으로 음악으로 대체되어 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억지로 경기를 중계하려다가 지루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다행스럽다고 해야할 듯 하다. 사실 야구장에서 몰입하게 하는 것은 경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끊이지 않는 소리도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머리 속에 저장해 놓은 데이터를 떠올리며 윤곽으로 보이는 선수를 판별하는 가운데 계속되는 응원소리와 침묵의 소리가 교차하는 것이 야구장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구보니 야구장 가보고 싶군. 가보지 못한지 정말 오래됐다.

영화의 처음은 꿈에 대한 경구로 시작된다.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꿈은 필요한 것이라는 얘기였던 듯 하다. 영화의 기본 컨셉이 꿈과 도전이어서 그런지 꿈에 관련 있는 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감사용과 함께 직장을 땡땡이 치고 영화배우 오디션에 갔던 여동료가 애로배우로 꿈을 이루는 설정을 보면, 꿈은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보이기도 한다. 꿈과 도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하지만 성공학(--;;) 연구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은 꿈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꿈처럼 허황된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을 할 뿐이라고 한다. 현실에 충실하라는 것이 그들의 조언이다. 감사용도 승리와 박철순과 같은 야구선수를 꿈꾸지만, 결국 억지로 기억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는 1승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광고쟁이들이 세상을 꿈과 도전의 세계로 아무리 치장해도 감출 수 없는 진실이 있다.

지금 세상은 승률 1할을 기억해야 할만큼 힘든 것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단 한 번 승리'를 위하여 싸우는 것도 그리 낮은 확률은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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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역사논쟁
thinking | 2004/09/20 23:27
역사는 재현(represent)의 문제이다. 재현은 권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스스로 다시 살아나는 것(represent)은 없다. 대표(represent)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역사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다. 사실(fact)에 숨결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역사 서술이며 그렇게 되살아난 것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는 언제나 '현재사'이며, 그래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영역에 머무르게 된다. 따라서 역사는 순수한 사실의 집적이 아니라 재현의 효과를 둘러싼 싸움터인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 논쟁은 과거의 사실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사실을 재현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정치적 지형이 보다 중요한 것이다. 진보와 보수, 애국과 매국, 민족과 반민족이라는 주어진 구도 속에서 역사에 대한 진지한 평가는 이미 논의 꺼리가 되지 않는다. 역사는 통합과 배제의 무기로 사용될 뿐이다.

역사의 재현이 정치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반성과 성찰을 결여할 때, 역사는 권력이며 폭력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더구나 정치적 화해와 용서로 표현되는 역사 청산이 반복된다면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역사의 재현은 권력의 재현을 표현한다. 이런 맥락에서 역사는 권력에 대한 메타(meta) 학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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