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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정지
mouth | 2008/09/08 10:56

지난 달에 이 블로그 도메인을 연장할지 말지에 대해서 꽤 고민을 했었다. 사실 아무런 글도 쓰지 않는데 굳이 도메인을 연장할 필요가 있을까부터 그래도 혹시 다시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조금 복잡했다. 결국 연장을 선택했지만, 연장하고 나서 생각하니 그냥 습관적으로 연장했군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여튼 한 때나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고, 무엇인가에 대해 내 생각을 적는다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글을 쓰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졌다. 왠지 멋진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도 조금씩 늘었던 것 같고, 내가 가진게 별로 없다는 것도 부담스러워졌고, 결국 다른 사람과 비슷비슷한 글만 쓰는 것 아닌가하는 허탈함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이 곳에 글을 쓰지 않을 생각이다. 그렇다고 블로그를 닫을 생각도 없다. 언젠가 그냥 다시 쓰고 싶어지면 모른척하고 다시 쓸련다. 아니면 도메인 비용을 내지 못해서 이 주소가 사라질 수도 있겠고.

그래도 무언가 글을 쓴다는 매력을 아주 끊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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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삼 단상
eyes | 2008/04/05 21:41

이번 주에 제주도에 갔다왔다. 사삼60주년을 맞아서 제주도 답사를 갔었다. 제주도에는 5~6번 갔었지만, 관광이나 일 때문이었지 제주도의 역사를 돌아볼 기회는 없었다. 이번에는 위령제에도 참석하고, 학살터와 은신처 등을 돌아보았다. 어디를 가도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눈을 즐겁게 했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어쩌면 그렇게 참혹한 일이 일어났었는지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글 속에서 보던 사삼과 현재의 공간이 결합되면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굴 밖에 나와 있다가 토벌대에게 잡혀서 결국 굴 속의 모든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는 글을 보면서는 도대체 왜 나와 있어서 잡혔을까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숨어 있던 것인데 그냥 숨어 있었으면 될 것을 왜 나와 있었는지. 하지만 내가 직접 피난처였던 굴 속에 들어가 보고서야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숨어 있던 굴은 TV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큰 굴이 아니었다. 6~7미터 이상을 기어서 들어가야 조금 넓은 공간이 나오는 그런 곳이었다. 넓은 공간이라고 하지만 20명 정도가 겨우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더구나 바닥은 전혀 평편하지 않았으며, 물기가 밴 바위는 옷을 적셨다. 내가 간 곳은 아이들과 여성, 노약자들이 숨어 있던 곳이었다. 언제 나갈지 모르는 그곳에서 하루 하루를 버티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위령제에서는 의미 있는 분들을 보기도 하였다. 순이삼촌의 작가인 현기영선생님도 보았고, 옥중 19년의 주인공 서승선생님도 보았다. 더 의미 있었던 것은 당시 제주도를 떠나서 일본으로 밀항했던 어느 할머니를 보았던 것이다. 그 할머니만이 아니라 일본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위령제를 찾아왔던 것이 인상 깊었다. 실제로 사삼 때문에 일본에 정착한 제주도민이 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령제는 요식행위가 아니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여전히 힘들어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나라당에 입당한다는 설이 있는)유족회장의 친정부 발언에 짜증이 났지만 그곳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사삼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데 충분하였다.

사삼이 발생하고 나서 제주도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국가에 충성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해병대에 자원입대하여 전쟁에 나가기도 하고, 여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보이기도 하는 등 자신들이 '빨갱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였다고 한다.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연좌제에 몇 십년 동안 고통받던 곳이 제주도이기도 하다. 지금도 저명한 인물들은 자신의 가족을 사삼 희생자로 등록하는 것을 피한다고 한다. 등록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혹은 형이나 언니가 글을 몰랐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그것은 자신들의 가족이 이데올로기에 무관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피해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사삼사료관이 마침 개관을 하여 관람을 하였다. 해방 이후의 정치 상황부터 사삼에 이르는 과정을 잘 정리한 사료관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현재 사삼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상황을 보았다. 사삼과 관련한 뭐 단체의 중앙에 소속된 위원이 사료관을 돌면서 하는 행태가 아주 시사적이었다. 그는 사료관의 문구 하나하나에 대해서 시비를 걸었다. 좋게 말하자면 팩트와 해석을 구분하고, 팩트만을 적으면 될 것을 해석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다. 어떤 단어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으니 문제고, 어떤 것은 표현이 너무 선정적이고, 어떤 것은 연설의 강조점이 다르다는 등 문제를 제기하였다. 화해와 상생을 하여야 할 것인데 분열과 갈등을 강조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사실 '미화'하고 싶었던 것이다. 학살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 '계획된 학살'에서 '과도한 진압' 정도로 그 수위를 낮추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국*부 추천위원이었다.

정권이 바뀌면 역사해석이 바뀌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 객관이 절대화될 수는 없겠지만, 진실은 있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다. 국가폭력에 의해서 누군가 아무런 이유없이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하지만 그런 과거가 있었다는 것, 그것이 진실이다. 주요 일간지에 사삼 관련 기사가 거의 없는 현실과 폭도의 반란이라는 주장이 다시 커지는 상황 속에서 진실을 주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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