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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의 뜻 말의 뜻(牛意馬意)
mouth |
2004/12/0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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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국사 관련 포스트를 써 볼련다. 재미있으면 계속 쓰고 아니면 일회성 이벤트로 마무리할 생각이다. 이번 주제는 이승만에 관한 이야기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이승만의 집권욕은 유달리 강했다. 단순히 권력에 대한 집착만이 아니라 자신이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했다. 이승만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인 ‘사사오입(四捨五入)’도 그런 그의 강한 권력욕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하지만 이승만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전쟁 중인 5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할 경우 자신이 절대로 당선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는 국회의원 출근버스를 통째로 납치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의 난리를 쳐서 결국 직선제를 골자로 한 소위 발췌개헌을 통과시키고 나서야 대통령에 재선될 수 있었다.
그리고 3선으로 가기 위해서 54년에는 초대대통령에 한해서 중임제한을 철폐시키려 한다. 이 과정에서 나온 말이 바로 ‘사사오입’이다. 재적의원 203명 중에 135명 찬성으로 개헌 통과 선인 136명에 1명이 모자라서 개헌안은 부결되었다. 하지만 다음날 갑자기 203의 2/3선은 135.333...인데 5보다 작은 수는 버리는 것이라는 희한한 논리로 135가 2/3선이라고 하여 다시 통과시켰던 것이다. ^^
이런 이야기는 아마도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이 권력욕이 강한 이승만이 52년과 56년 대통령선거 직전에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불출마 선언은 곧 이승만의 민의부대(民意部隊)들이 지지추대 운동을 시작하면서 결국 이승만 자신은 민의에 의해서 할 수 없이 출마하는 것으로 포장하는 자작극으로 이어졌지만 말이다. 그래야 자신의 급에 맞는 다고 이승만은 생각했던 듯하다.
이런 자작극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화들이 있다. 우선 52년의 수락에 대해서 이승만은 자기 비서가 말하기를 “만일 대통령이 출마승락서에 서명하기를 원치 않으신다면, 자기에게 내 도장만이라도 주어 국민들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해서 자신은 “나의 친구의 전부가 본인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면, 그것을 사용해도 무관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즉 도장을 비서에게 주고는 알아서하라고는 했지만 등록하라고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원치않는 입후보였지만 이승만은 1착으로 후보등록을 마쳤다.
56년은 더욱 우습다. 이승만이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돌연 불출마 선언을 하자, 역시나 기다렸다는 듯이 각종 민의가 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 중에 대한노총 산하 운수업 종사자들의 민의 동원이 걸작이었다. 우마차부(牛馬車夫)들은 우마차 800대를 동원하여 시위를 하였는데 소와 말을 서울 거리에 풀어놓은 것이다. 소와 말이 하루 종일 거리를 점령하고 이승만의 대통령 출마를 요구하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서울은 이 소와 말의 분뇨로 인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한다. 결국 이승만은 소와 말까지 나서서 자신의 출마를 요구하자 불출마 선언 19일 후에야 어쩔 수 없이 출마를 수락한다. 그렇게 권력을 잡고 싶어했으면서도 모양을 추구했던 것이다. 하야할 때도 “국민들이 원한다면~”이라고 모양에 신경을 썼던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승만은 진정 폼에 살고 품에 죽었던 진정한 폼생폼사였다. 이것이 50년대 ‘사사오입’과 함께 유행했던 ‘우의마의(牛意馬意)’라는 용어의 배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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