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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學의 地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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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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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한국 역사학계의 지형은 1990년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폭압적인 지배정책과 그로 인해 몰락하는 민중생활, 견디다 못한 민중의 저항’이라는 식의 고전적 역사서술 패러다임을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꾸준히 제출되고 있다. 국가와 지배받는 사람들 사이에 가로놓인 여러 차원의 관계망들에 대한 미시적인 연구를 통해 역사적 경험과 관계의 복합성을 설명하려는 경향이나 일기류 등에 나타난 사람들의 내면의식과 행위를 거대담론의 바깥에서 분석하려는 연구 경향, 구술사 작업을 통해 기록을 남기지 않은 사람들의 기억을 역사화하려는 시도, 중앙사(민족사, 국가사)로 환원되지 않는 지역사에 대한 관심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또 국민국가의 폭력적 성립과정과 지배담론으로서의 민족주의ㆍ국가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역사화하려는 연구나 생산적ㆍ사회적 차원에서의 합리화ㆍ효율화의 증대와 더불어 억압의 영토가 새롭게 확장되어가는 근대화의 양상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려는 노력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 주목할 점은 비판의 무기로 수용된 ‘포스트’ 담론이나 서유럽의 방법론들이 그 실천적 맥락과 무관하게 전유되거나 소비되는 현상들이다. 한편에서는 지배의 그물망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옛날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살았을까?’와 같은 흥밋거리로서 일상사나 미시사가 소비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일상사적 시각을 가진 수준 높은 연구들이 기존의 정치사, 사건사, 발전론적 경제사의 입장을 가진 연구들과 의미심장한 동맹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국가주의와 탈민족주의, 근대화론과 탈식민주의가 서로 모순적으로 얽혀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잡종의 형태를 형성한다.
- 이유재ㆍ이상록,「국경을 넘는 일상사」,『일상사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책과함께, 16~17쪽. 강조는 인용자.
역사학의 '현재'에 대해 잘 설명한 글 같다. 두 번째 문단에서 지적하는 두 가지 경향을 책으로 구분하면, 전자는 [조선시대 사람들은....] 류의 책이고, 후자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같은 책을 지칭하는 것이다. 지금은 마치 제자백가 시대 같다는 느낌이다. 길은 어디에도 없지만, 모든 것이 길 같기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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