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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새
books/documents |
2005/11/0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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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사온 한겨레21의 기사를 보고 산 책이다. 자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난 너희들과 다르다"며 죽기전에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인터뷰 내용이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는 '어느 의용군 군의관의 늦은 이야기'라고 되어 있다. 책 제목 그대로 말하지 못하던 새가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말하게 된 기록이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의 특별한 기록이 [벙어리새]에 담겨 있다.
전쟁이 벌어지자 이승만은 미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전용기차로 서울을 떠나버린다. 국무회의도 진행하지 않고 자신만 도망친 것이다. 처음에는 대구까지 갔다가 그래도 너무 멀리갔다고 생각했는지 대전에 머무른다. 웃긴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으니 모두 제자리를 지키라는 담화방송을 서울 함락시까지 내보냈다는 것이다.
당시 위험을 감지하고 먼저 서울을 떠난 사람들을 '도강파'라고 하고,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몰라서 혹은 때를 놓쳐서 서울에 남은 사람들을 '잔류파'라고 부른다. 부유하고 권력있는 대부분은 '도강파'에 속했다. 전쟁의 와중과 이후에 '잔류파'는 부역자라는 의심과 함께 언제 '빨갱이'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지 모르는 불안속에서 살아야했다.
[벙어리새]에는 서울에 잔류해 있으면서 보고 느꼈던 전쟁의 기억이 담겨져 있다. 두려움과 호김심이 교차하고, 희망과 죽음이 교차하는 기억은 한국전쟁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절륜한 투사도 아니요, 명쾌한 이론가도 아닌 주인공의 경험과 기억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책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읽지만 않는다면, 시대로 인해 어긋나 있는 삶의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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