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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여론놀이
eyes | 2005/07/07 01:02
요새 부르디외 책을 읽고 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은 역시 동문선의 책(참고로 [강의에 대한 강의])은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 여튼 부르디외의 '장'이론에 대해 접근하기 좋은 설명은 [과학의 사회적 사용 : 과학장의 임상사회학을 위하여]를 보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장의 작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부르디외의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나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텔레비전을 핵심으로 하는 여론에 대한 부르디외의 비판이었다. 요근래 정말 쓰잘데기 없는 여론조사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저 사회적 편건이나 혹은 이데올로기를 반복하여 확인하고는, 그것에 대단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꼬락서니는 정말이지 목불인견이다.

- 찌질한 여론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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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문제 생산기능은 플라톤이 여론주의자(doxosophes)라고 부르던 사람들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이 표현은 여론의 학자 또는 표면적인 학자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단한 단어입니다. 제가 보기에 여론주의자란 표면적 여론의 지식인 또는 표면적 지식인입니다. 이들은 여론조사를 위한 설문을 만들고 분석하는 사람들인데, 민중이 모든 중요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말한다고 믿게 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민중에게 제시되는 문제를 누가 어떻게 생산하는가의 문제는 제기하지 않습니다.

.....

말할 수 있는 능력만큼 불평등한게 배분되어 있는 능력도 없습니다. 이같은 현실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이제는 하나의 도그마가 되어버린 민주주의적 믿음에 상반되는 것이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의견을 표현한다고 말하는 것은 오류이며, 정치적 죄악입니다. 모두가 개인적 의견을 생산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 의견은 사치품입니다. 사회에는 스스로 말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대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대신 문제를 생산해냅니다. 오늘날에는 민주주의적 신비화라는 거대한 게임 속에서 스스로 생산해내지 않은 문제에 답변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에게 가짜답변을 하도록 강요하며, 이를 통해 이들이 사실 문제 자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잊게 합니다.

.....

텔레비전은 사회에 그것이 생산해낸 문제의식을 전체적으로 강요하고 있는데 그 문제의식은 항상 단순한 편견, 일상적 생각, 점심시간의 잡담, 친구와의 우정관계 등을 반영하는데 불과한, 간단히 말해 냉소적이지조차 못한 바보스런 문제의식들이며 그 때문에 이는 무척이나 위험한 현상입니다.

부르디외 , [과학의 사회적 사용 : 과학장의 임상사회학을 위하여], 108~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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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룬엘 2005/07/07 10:39 L R X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zorba 2005/07/08 23:06 L R X
룬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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